우리말에는 ‘큰 몸집’이나 ‘덩치’를 표현하는 여러 단어가 있다. 국어사전에 등재된 공식적인 표현으로는 ‘체대(體大)’가 있지만, 이 단어는 실생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신문, 잡지, 소설 등 문어체에서도 드물며, 일상 대화나 방송에서도 거의 들을 수 없는 표현이다.
하지만 같은 의미를 가진 ‘떡대’라는 단어는 다르다. ‘떡대’는 문학 작품에서도 등장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쓰이며, 젊은 층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어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단어라는 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
문학 속에서 ‘떡대’의 활용
‘떡대’라는 표현은 단순히 구어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문학작품에서도 등장한다. 예를 들어, 조정래의 《태백산맥》에서는 “별다른 기술 없이 큰 떡대만 믿고 씨름판에 나선 자들은 하대치의 번개 같은 허리치기에 걸려 …”라는 구절이 나온다. 여기서 ‘떡대’는 단순히 큰 몸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없이 체격만으로 상대를 이기려 하는 사람을 묘사하는 데 쓰였다.
또한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에서는 “똑바로 서 봐, 이 떡대야.”라는 문장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는 ‘떡대’라는 단어가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상대방을 강하게 부르는 표현으로 쓰였다. 이호철의 《문》에서도 “검정 제복 차림의 떡대 같은 교도관 한 떼거리가 급한 걸음걸이로 들어오고 있었다.”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덩치를 넘어 위압감과 권위를 강조하는 역할도 한다.
이처럼 ‘떡대’는 단순한 크기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힘이 세 보인다거나 위압적인 느낌을 주는 등 다양한 뉘앙스를 포함하고 있다. 단어 하나로 다양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가치 있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떡대’의 어원과 의미 확장
‘떡대’라는 단어를 분석하면, ‘떡’과 ‘대’라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
- ‘떡’은 우리가 흔히 먹는 ‘떡’과는 다르게 사용되며, ‘떡잎’, ‘떡조개’에서처럼 ‘작은’이나 ‘어린’이라는 뜻과도 다르다.
- 대신, ‘떡심’, ‘떡두꺼비’, ‘떡판’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떡’은 ‘단단하고 질긴’ 혹은 ‘크고 든든한’ 의미를 지닌다.
- ‘대’는 ‘뼈대’, ‘멀대’, ‘돛대’에서처럼 ‘길고 막대 모양의 것’을 뜻한다.
이러한 조합을 고려하면, ‘떡대’는 단순히 크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사람’을 뜻하는 말로 사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단어는 단순한 형용적 표현이 아니라, 때로는 긍정적인 의미로도, 때로는 부정적인 뉘앙스로도 사용된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체격이 크고 든든해서 든든한 존재감을 나타낼 때 “저 사람 떡대가 있어서 믿음직하다.”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덩치만 크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비꼬는 의미로 “떡대만 크고 쓸모가 없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실생활에서의 ‘떡대’ 사용
‘떡대’라는 단어는 한국 사회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쓰이는 표현 중 하나다. 스포츠에서 체격이 큰 선수를 지칭할 때, 군대에서 체격이 좋은 동료를 부를 때, 또는 단순히 큰 사람을 지칭할 때도 사용된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장난스럽거나 친근한 표현으로도 많이 활용된다. 친구들 사이에서 “야, 너 진짜 떡대가 장난 아니다.”라고 말하면, 보통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싸움에서 “떡대 믿고 덤비지 마라.”라고 하면, 체격만 믿고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을 경고하는 의미가 된다.
이처럼 ‘떡대’는 그 사용 맥락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니며, 단순한 크기의 묘사를 넘어서서 문화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떡대’의 국어사전 등재 필요성
‘떡대’는 조어법적으로도 자연스럽게 형성된 단어이며, 문학과 실생활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현재 국어사전에는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반면, 실생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체대’가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떡대’ 또한 사전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
국어사전에 단어가 등재된다는 것은 단순히 사전에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 단어가 공인된 한국어 어휘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떡대’는 수십 년간 사용되어 왔으며, 문학 작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단순한 신조어가 아니라 오랜 기간 자리 잡은 표현이다.
만약 사전에 ‘떡대’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이는 현실에서 활발히 쓰이는 단어가 국어학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미래 세대에게도 자연스럽게 쓰이는 단어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